본문 바로가기
사람들

[인터뷰] '왕같은 제사장' 대인손해사정사 정봉재 대표를 만나본다

by 교회네트워크신문 2022. 8. 30.

- “37년간 주일학교 교사로 섬기고 보니 하나님은 절대 공짜가 없으신 분이다.”
- 정장로는 현재 번영로교회를 섬기며, CBMC울산지회 회장 등으로 섬기고 있다.

번영로교회 정봉재 장로

<비전과 사람> 인터뷰 주인공은 울산 번영로교회(권규훈 담임목사) 정봉재 장로다. 정장로는 현재 CBMC울산지회 회장과 울산극동방송 청장년운영위원회 위원장으로 섬기고 있다. 정장로에게 본인을 여섯 글자로 소개해 달라고 부탁하자 '베드로전서 2장 9절' 을 암송하며 '왕같은 제사장' 이라고 고백하고 쑥스럽게 웃는 모습이 참 순수해 보인다. 오늘 정봉재 장로를 만나본다. 

▷ 현재 하는 일(생업)에 대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대인손해사정사'이다. 손해사정사가 종류가 많지만 저는 교통사고 및 실손, 배상책임보험 신체손해 보상 보험사고로 생긴 손해에 대하여 원인 및 손해 정도를 조사하여 손해액과 보험금을 결정하는 일은 하고 있다. 피해자에게 위임받은 사건에 대해 대리인으로 보험사와 직접 합의 절충해서 합법적인 범위내에서 정당한 보험금을 받게하는 일을 한다. 변호사가 법정에서 다툰다면 저는 필드, 현장에서 피해자의 권리를 찾아 정당하게 받아야할 피해 보상을 받게하는 일을 한다.  

번영로교회 임직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맨좌 정봉재 장로)

▷ 일을 하며 보람이나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나요?

이 일이 참 어렵다. 일단 사고를 당하신 분들은 최대한 보험금을 많이 받으려 하고, 보험회사는 약관을 기준으로 하지만 되도록 적게 주려고 한다. 저는 J손해보험 보상실무자로 근무하던 시절에는 사건 배당을 받으면 제일 먼저 병원이든 어디든 피해자 분들을 찾아가 명함을 내밀며 보험 담당자라고 인사한 뒤, 치료와 회복을 위해 이 자리에서 기도를 해도 되는지를 물어본다. 그러면 사고후 심리적인 위안이 필요한 분들이라 믿음이 없는 분들도 거의 대부분 기도를 허락한다. 그뒤 신앙인의 양심으로 성실하게 업무를 처리하다보면 사건처리 후에도 보험관련 민원이나 소송도 거의 없었다. 

번영로교회 정봉재 장로

또 한번은 1997년 울산에서 보상팀장을 하던 때 였는데 7세 남자 아이가 사고로 우측팔 골절과 함께 감각과 운동을 지배하는 상완신경총 손상까지 크게 다친 사건을 배당받은 적이 있었다. 당시 아이의 부모는 치료비 보상도 문제지만 내년에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을지, 팔을 못쓰게 되면 친구들 놀림감이 되는 건 아닌지, 자존감이 낮아지진 않을지'가 사실 더 큰 걱정이었다. 그 때 저는 다친 아이를 위해 기도해주며 "장래의 일과 아이의 자존감 문제는 주일학교, 교회에 가면 해답을 얻을 수 있다."고 전하며 교회출석을 권면했다. 6개월 후 아이 부모가 음료수를 사들고 제 사무실에 찾아와 감사 인사를 하며 "교회 등록하고 아이뿐 아니라 온 가족이 열심히 예수님을 믿는다."는 소식을 전해 주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쁘고 보람있었다.    

▷ 어떻게 예수님을 영접하게 되었나요?

학창시절 부친께서 간암으로 투병하시던 중에 동네 교회를 다니셨던 평소 아버님과 친분이 있던 장로님의 소개로 당시 치유의 은사로 유명했던 '현신애 권사 대구집회'를 소개받았다. 우리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온 가족이 집회에 참석하게 되었고, 집회에서 복수(腹水)가 가득했던 아버지 병이 놀랍게도 많이 호전되었다.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고 우리 가정이 믿음의 가정이 되어갔다. 사실 2남 3녀 형제중 바로 위 누나와 남동생은 신앙생활을 열심히 잘 했지만 저는 그렇지 못했다. 

장로로 임직받는 정봉재 장로(2016.11.5)

군제대 후 다음해인 1984년 4월에 학습받고, 이어서 11월에 세례를 받았다. 세례식 2주뒤 11월 마지막 주에 출석하던 대구 명성교회(통합) 청년대학부 총회때, 정말 말도 안되는 기적으로 청년대학부 회장에 당선되었다. 뒤에 자세한 이야기를 하겠다. 당선후 회장으로 섬기며 그 해 겨울수련회를 통해 예수님과 인격적 만남이 이뤄졌다. 

앞서 '회장 당선'이 기적이라고 함은 당시만 해도 저는 주일성수 개념도 없이 어머니 등살에 한 달에 한 번 겨우 교회 나가는 수준이였고, 토요일 주말이면 고향 청송에서 함께 유학나온 친구들과 놀기에 바빴다. 청년대학부 총회가 있는 주일에도 전날밤부터 친구의 가족들이 모두 외출하고 비어있던 친구집에 모여 술과 카드게임을 즐기며 외박을 했다.

주일 낮 12시 10분경, 청년대학부 여부회장이 당시 고등부 회장였던 내 동생에게 형이 갈만한 곳을 수소문해 제가 있던 친구집으로 전화를 했다. 마침 일찍 일어나 밤새 어질러 놓은 것들을 정리중였는데 거실에서 전화벨이 울렸다. 우리 집도 아니고 전화를 안받아도 될 상황인데, 혹시나 해서 전화를 받았다. 교회 여부회장 목소리에 너무나 당황했다. 사실 며칠전 오는 주일 총회에 꼭 참석하겠다고 이미 약속한 터였다. 

정장로는 맨좌측에서 기타를 치며 아이들과 추수감사절 특송을 하고 있다. (1995년 11월)

전화를 받을 당시 상황으로는 오늘은 도저히 못가고 다음주 예배에 참석하겠다고 했으면 아무 문제 없는 것을 저도 모르게 "지금 가겠다."고 하고 택시를 타고 10분만에 교회로 달려갔다. 도착해서는 주일예배도 안드리고 밤새 친구들과 놀다가 늦게 온 지라 죄스런 맘으로 청년대학부실에 맨뒷 끝좌석에 앉아 있었는데 총회 회칙수정 순서가 지나고 차기 회장 추천시간에 마지막으로 갑자기 제 이름이 호명되었다. 이건 아니다 싶어 바로 일어나 추천 취소를 요구했다.

그러자 사회자는 "단지 추천일 뿐 회장이 된 것도 아니고, 당선되고 안되는 건 하나님께서 결정하시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에 속으로 '맞는 말'이라 생각하며, 또 한편으로 무안해 하며 자리에 다시 앉았다. 그런데 회장투표가 진행되고 1, 2차에 과반수 득표자가 없어서 마지막으로 종다수(다득표)자가 최종 회장이 되는 회칙 규정에 따라 3차투표를 실시하는데... 아니 이럴수가, 내가 다득표를 얻어 회장이 되는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1989년도 정봉재 장로(맨우측)와 당시 주일학교 학생들

놀란 마음에 바로 일어나서 선거를 다시해야 한다고 말하며 "나는 주일예배도 한 달에 한 두번 드릴까 말까하고, 주기도문과 사도신경 외에 개인기도나 대표기도도 제대로 해본적 없는 '왕초보' 신앙인인데 어떻게 청년대학부 회장이 될 수 있느냐?" 고 따져가며 되물었다. 그러나 현장 분위기는 이 모든게 하나님의 뜻이고, 모든 일은 회장 혼자서 다하는게 아니고, 부회장, 총무, 서기 등 임원들이 다 역할 분담을 하니 걱정 안해도 된다며 거절했다. 눈앞이 깜깜했다. 

회장 선거후, 전화했던 여부회장에게 왜 나를 총회에 오라고 했는지 궁금해 물어보았다. 그러자 "전임 회장단에서 차기 '부서기' 정도로 생각했기에 총회에 참석하라고 한건데, 회장 당선은 전혀 예상 못한 결과였다." 며 본인들도 매우 당황스러워 했다. 

총회가 끝난후 신임 임원단이 당회실에서 담임목사님께 인사를 하던중에 내 상황을 너무도 잘 아시는 담임목사님께서 평생 잊을수 없는 성경말씀, 로마서 10:17 '믿음은 들음에서 나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느니라'를 일러주시며 꼭 기억하라고 하셨다. 

주일학교 교사시절 담당 아이들과 함께

이 말씀 붙들고 다음 날부터 새벽기도를 시작으로 수요예배, 금요기도회, 토요일은 청년대학부 예배, 주일은 성가대와 중등부 교사로 섬겼다. 문제는 교사다. 교회학교 교사는 무엇보다도 성경적인 지식은 물론이고 아이들을 가르칠만한 믿음과 영성이 있어야 하는데, 청년대학부 회장이라는 이유 하나로 교사로 임명하다니… 당장 오는 주 부터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데 방법은 단하나, 당시 총회 교육부에서 발간되는 학생계단공과 '교사지침서'를 숙지 하는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판단, 일주일동안 매주 가르칠 성경공부 내용을 외우다시피 하면서 왕초보 교사를 시작한 것이 벌써 올해로 37년이 되었다. 

그 일이 후에 교사로서의 너무나도 큰 경험이 되었고, 이를 계기로 지금까지 37년간 중·고등부 교사로 섬길 수 있는 은혜를 입었다. 완전 무에서 유를 창조하시는 하나님의 불가항력적인 은혜로 지금까지 여기까지 오게됨에 감사드린다. 

번영로교회에서 장로임직후(2016.11.5) 인사를 하는 정봉재 장로

▷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 어떻게 실천하려고 노력하시나요?

먼저 '하나님 사랑' 의 대한 가장 기본적인 표현방법은 우리가 잘 알다시피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는 '예배와 찬양' 이라고 생각한다. 예배의 매순간마다 진심으로 임하려고 노력한다. '이웃 사랑'의 표현으로 다음세대 아이들을 섬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주일학교 출신도 아니다. 그렇지만 지금 다음세대를 섬기는 일은 너무 중요하다. 

당시 섬기던 고등부 아이들과 고기파티를 하고 있다.

▷ 현재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평강, 평안, 안정을 주시는 한마디로 '평강의 하나님, 내게 힘주시는 분'이시다. 처한 상황은 늘 쉽지 않지만 내 안에 계신 하나님으로 인해 모든 일에 기쁨과 감사로 임할 수 있다. 

'거룩한 성전'(예수전도단 10집)을 작곡하신 故손해석 목사님과는 짧은 기간 교제였지만 예배에 대한 페러다임을 180도로 바꾸게 하신 분이다. 정적인 예배에 익숙해 있던 저 자신을 '상화화예배'라고 해서 적극적인 예배자의 모습으로 바뀌게된 계기가 된 것이다. 모로코에서 선교하시는 송선명 선교사(과거 울산 에덴치과 원장) 부부 역시 삶으로 하나님 말씀을 실천하시는 작은 예수같은 분들이다. 너무 배울점이 많은 분들이다. 

정장로가 지회장으로 섬기고 있는(우에서 다섯번째) CBMC울산지회 회원들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하나님께서 주신 꿈(비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첫째는 두 아들(예찬, 예준)에게 믿음의 유산을 잘 남겨서 믿음의 명문가문이 되기를 소망한다. 두 아들이 멋지게 아주 잘 자라줘서 감사하다. 큰아들은 현재 대구에서 직장생활하며 대구동신교회에 출석중이다. 7월 결혼을 앞두고 있다. 둘째 아들은 해병대 전역후 스위스에서 융합예술쪽으로 유학중이다. 

둘째로 교회학교 다음세대 아이들에게 성경적 가치관을 잘 심어주고, 세우고 싶다. 셋째 일터와 전문영역에서 뜻을 같이 하는 많은 동역자들, 예를들어 CBMC 회원들과 협력하여 하나님 나라 확장에 쓰임 받고 싶다. 또한 번영로교회 권규훈 담임목사님과 성도들 함께 주님의 교회를 잘 세워나가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나님은 우리의 섬김에 공짜가 없으신 분이다. 우리가 욕심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부름에 순종할 때, 하나님은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몇 갑절로 갚아주시는 분이시다. 제 나이가 61살 이지만 지금도 결과가 아닌 세워져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여호와이니 이는 내 이름이라 나는 내 영광을 다른 자에게, 내 찬송을 우상에게 주지 아니하리라 (이사야 42장 8절)

관련기사

 이철민 선임기자 cmlee@ccmm.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