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경차전용 주차구역에서 사랑을 배운다

주차난 이웃 사랑으로 해결하자!

경차전용 주차구역

이사 간 아파트 입주자 단체톡방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올라온다. 요즘 이슈가 되는 것 중에 하나는 '경차전용 주차구역'이다.

'경차전용 주차구역에 왜 일반차량이 얌체 주차를 하느냐?' 또는 '경차전용 주차구역이 있는데 경차가 왜? 일반차량 주차구역에 주차를 해서 주차난을 가중하느냐?' 이 두 가지이다.

 

얼마 전 늦은 퇴근을 하고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주차를 하는데, 경차전용 주차 공간은 3칸이나 있는데 일반차량 주차 자리가 없었다. 주차장 한층 더 내려가야 하나 생각하고 있는데, 저 멀리 주차가능 구역을 알리는 파란 불을 발견했다. 이게 뭐라고 기쁜 마음에 서둘러 가보니 하얀 경차 한대가 막 주차를 하고 있었다. 차 문을 열고 내려서 '아저씨 주차장 입구에 경차전용 주차 공간이 많은데, 왜 여기에 주차를 하시죠?'라고 큰소리로 외치고 싶었지만, 그냥 참았다. 주차 공간을 찾아 더 깊은 곳으로 내려갔다.

경차전용 주차구간에 주차한 일반차량

며칠 후 경차를 모는 지인을 만나 위에 경험담을 이야기하며, 왜? 경차구간이 있는데 일반차량 구간에 주차를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랬더니 돌아온 답변은 "경차에게도 경차전용 주차장이 좁다.", "경차는 일반차량 주차공간과 경차전용 주차공간을 둘 다 이용할 수 있다."라고 답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언제부턴가 경차전용 주차구역이 생겼다. 평소엔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최근 호기심이 생겨 알아보니. 경차전용 주차구역은 2004년 국토교통부 주도로 도입되어, 2009년부터 공공기관을 포함해 확산되었다. 현재 주차장의 주차 공간 중 10% 이상을 경차 또는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 차량을 위한 전용 공간으로 할당하는 것이 설치기준이다.

 

이런 특정한 차량만 주차가 가능한 구역은 왜 생겨난 이유는 친환경 차량 또는 배기량이 적은 차량 이용을 촉진하여 경제적, 환경적인 면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기 위함이다. 다시 말해 경차(배기량 1,000cc 미만, 전장 3.6m, 전폭 1.6m, 높이 2.0m 이하)를 운전하는 운전자에게 다양한 편익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친환경 자동차 사용을 장려하려는 목적으로 생겨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법률 상 경차전용 구역에 일반 차량이 주차했을 경우 직접적인 처벌 규정은 없다. 하지만 문콕 등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위반한 운전자에게 불리하게 적용될 수는 있다고 한다.

바쁘고 피곤한 세상을 살다 보니 퇴근하고 집에 왔을 때 여유가 없어진다. 빨리 가서 지친 육신을 씻고, 편히 쉬고 싶은데, 주차공간이 없이 빙빙 돌면 화도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누구인가? 하늘나라 대사(大使, ambassador)들이 아닌가? 하나님을 사랑하듯 이웃 또한 사랑하는 마음으로 여유를 가지고 웃으며 조금만 더 주차공간을 찾아보자. 

 

경차 운전자들도 주차공간이 협소한 곳이라면 조금 불편해도 이웃을 위해 경차전용 주차공간을 우선 이용해 주면 어떨까 하는 작은 바람이다.

 

대답하여 이르되 네 마음을 다하며 목숨을 다하며 힘을 다하며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하였나이다 (누가복음 10장 27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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