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날 설교를 들으면서 야곱의 외삼촌 라반은 정말 지독한 인간이었음을 다시금 느꼈다.
야곱이 외삼촌집에서 두 딸을 아내로 삼기 위해 14년을 일했다. 적당히 일한게 아니라 힘을 다해, 불철주야로 수고함으로 야곱이 오기 전에는 외삼촌의 소유가 적었으나 이제는 번성하여 거부가 되었다. 그런데도 라반은 조카를 완득이처럼 부려먹고도 조금의 품삯도 재산도 주지 않았다. 14년이 다 지나자 야곱이 외삼촌에게 고향땅으로 가겠다고 한다.
야곱이 가버리면 큰일이다 싶은 라반은 '네 품삯을 정해보아라 무엇으로 네게 주랴?' 한다. 야곱은 외삼촌의 양 떼 중에 아롱진 것, 점있는 것, 검은 것은 내 품삯이 되리이다고 한다. 라반도 동의를 한다. 그래서 7년간 더 일하기로 계약을 했다.
그런데 계약이 이뤄진 바로 그날, 외삼촌이 하는 일 좀 보소. 숫염소 중 얼룩무늬 있는 것, 점 있는 것을 가려내고 암염소중 아롱진 것, 점 있는 것 가려내고 양 중 검은 것들을 가려내어 자기 아들들에게 다 맡긴다. 야곱의 소유는 하나도 없게 만들었다. 그뿐인가? 자기와 야곱 사이를 사흘이 뜨게 했다. 목장이 옆에 있으면 혹시나 양들이 어울리게 되어 교미라도 하면 얼룩이와 점백이가 생겨 야곱의 재산이 될 수 있으니까 아예 거리상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원천봉쇄이다. 한 마디로 야곱에겐 한 마리도 안주고 일만 시키겠다는 것이다. 역사에 이런 지독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것도 남이 아닌 여동생의 아들에게...
그런데 야곱도 외삼촌의 간계를 알아보고 가만있지 않는다. 나무껍질 벗긴 가지들을 양들이 물을 먹으려 올 때 물가에 세워두어 물먹으려 오는 양들이 그것을 보며 교미를 하여 얼룩이들을 낳게 하려 했다. 그러나 생리학적으로 이것은 불가능한 일이요 미신일 뿐이다. 그런데 결과는 어떠했는가? 야곱의 양이 엄청 많아졌고 그는 번창하였다.
왜 그런가?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셨기 때문이다.
비록 라반이 비열하게 야곱을 속이고 등쳐먹어도 공의의 하나님은 다 보시고 아시고 야곱의 수고대로 갚아주신 것이다. 창 31:9절에 '하나님이 이같이 그대들의 아버지의 가축을 빼앗아 내게 주셨느니라'라고 야곱이 고백했다.
야곱 자신도 자격이 없었다. 하나님의 보호와 도우심을 경험하면서도 하나님께 기도하기는커녕 미신적인 방법으로 자기 재산을 불리려 했고 정당치 않은 방법으로 불려 갔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하신 언약을 기억하사 자격 없는 자에게 복을 주셨던 것이다.
'은혜 아니면 살아갈 수가 없네'가 야곱의 생애요 성도의 생애이다.
라반과 야곱 간의 이 일은 성도와 세상 간의 관계를 보여준다. 비열한 라반은 비열한 세상이다. 성도를 속이고 해하므로 성도는 자주 낙심하고 절망한다. 그러나 은혜의 하나님은 성도로 하여금 절대 망하지 않게 하신다. God is on our side! 세상끝날까지 함께하시고 지키실 것이다.
http://www.ccmm.news/news/articleView.html?idxno=1518
'오피니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귀신날'이라니... 울산 갈수록 왜 이러나? (0) | 2024.02.21 |
---|---|
[이광수 칼럼] 자신의 새 무덤에 (1) | 2024.02.15 |
성탄절! 누구를 위한 날인가? (하대중) (0) | 2023.12.25 |
평생 속으며 산 사람, 야곱 (0) | 2023.12.12 |
교단 목회자가 되기까지 (1) | 2023.1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