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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안희환 칼럼] 인터넷 상의 4가지 꼴불견인 사람

by 교회네트워크신문 2023. 9. 7.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마다 그 특징이 다양하다. 그 가운데는 존경을 받는 사람이 있는 반면 손가락질을 당하는 사람이 있고, 사랑을 받는 사람이 있는 반면 미움을 받는 사람이 있다. 접하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사람이 있는 반면 불쾌감을 주는 사람이 있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악영향을 끼치는 사람도 있다.

이것은 인터넷 세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인터넷 상에서 볼 수 있는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 조금 거칠게 말하면 꼴불견인 모습에 대한 것이다. 이것은 특정인을 공격하기 위해 쓰는 글이 아니며 만약 자신에게 해당하는 모습이 있다면 수정함으로써 더 유익한 인터넷 공간을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나 자신도 마찬가지이고.

첫째. 자신의 신념을 절대화하는 사람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사람들 가운데 자신의 신념이 강한 사람들을 보게 된다. 경험에 의해서 신념을 가지게 되었을 수도 있고 교육에 의해 그렇게 되었을 수도 있다. 만나는 사람이나 존경하는 사람의 영향 하에서 신념을 가지게 되거나 사람 자체가 확고한 것을 좋아하는 성향일 수도 있다. 그런 사람들이 큰일을 해내기도 하기에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자신의 신념을 너무 절대화하는 사람들이 간혹 보인다고 하는 점이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을 적대시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특정한 생각을 하듯 다른 사람들도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사람들은 사람을 둘로 구분한다. 아군과 적군.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채 다른 사람들을 판단하고 정죄하다 보니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둘째.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가 가까워지려면, 또한 가까운 사이가 잘 지속되려면 꼭 필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이 예의이다. 이 예의라는 것은 자기 입장만이 아니라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내가 기분 나빠하는 말이라면 상대방도 기분 나쁠 수 있다는 것, 내 마음이 상할 수 있는 태도라면 상대방 역시 마음 상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예의(禮儀)를 지킬 수가 있다.

어떤 사람은 자신에 대해 조금만 건드려도 발끈하면서 자신이 타인들을 향해 함부로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자신의 날선 표현과 거친 언어가 얼마나 예리하게 상대방의 심장에 파고드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쉽게 화를 내거나 삐지고, 속을 긁는 소리를 하거나 비아냥댄다. 그런 사람들은 점점 사람을 잃을 수밖에 없다. 그럴 때조차 자신을 돌아보지 않은 채 남 탓만 한다면 더 이상 손 쓸 수 없는 상태라고 할 것이다.

셋째. 집단으로 개인을 공격하는 사람

비슷한 사람들끼리는 잘 어울리게 된다. 자꾸 어울리다보면 친밀감이 생기고 친밀감은 강한 유대감 내지는 동료의식으로 자리 잡는다. 그런 상황에서 서로를 격려해주고 지지해주는 가운데 결속력이 강해지고 그것은 특정한 사안에 있어 공동 대응하는 것으로 나타날 때가 많다. 사실 사람 사는 곳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이 꼭 나쁜 것만도 아닐 것이고.

문제는 집단화 된 후 그 집단의 흐름과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될 때 그런 사람도 있을 수 있다는 관용의 태도가 아니라 폭력적인 태도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논쟁이 붙었을 때 논쟁이 붙은 당사자들 간에 자유롭게 토론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지켜보는 게 아니라, 단체로 달라붙어 한 사람을 왕따 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비열한 일이다. 다름과 틀림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유아기 적 사고의 틀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넷째. 뒤에 숨어서 수군거리는 사람

정면에서 정정당당하게 승부하지 않고 어두운 곳에 숨어서 화살을 쏘아대는 사람을 비겁한 사람이라고 한다. 아마 정면승부를 하다가는 자신도 상처를 입을 것 같아서 그런 행동을 하거나 직접 대결을 할 때 이길 자신이 없으니까 그런 행동을 할 것이다. 그런 사람은 겁이 많은 사람이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비겁한 사람이다. 그런 식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자신이 안전하다고 믿는 사람이다.

인터넷 상에도 그런 비겁한 사람들이 있다. 할 말이 있다면 면전에서 예의를 갖추어 하면 되는데 뒤에서 수군거리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거기에 동조해주는 사람이라도 생기면 용기백배(勇氣百倍)한다. 더 강하게 공격을 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었다고 생각하면서 비난의 화살을 더 과감하게 쏘아댄다. 인터넷상에 이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상처 입고 망가질 사람들만 늘어날 것이다.

인터넷은 분명 문명의 이기이다. 그러나 사용하는 사람이 미성숙한 사람이라면 인터넷은 해악을 끼치는 도구로 전락(轉落)한다. 자신이 쓴 글 하나가 얼마나 큰 파괴력을 지닐 수 있는지를 깨닫고 책임감 있는 글쓰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때 인터넷은 사람들을 돕고 살리는 도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사람을 해치는 도구로 인터넷을 활용하는 사람이 있다면 제재조치를 취해야할 것이며 수정이 되지 않을 경우 선의의 피해자들이 생기지 않도록 퇴출시키는 방안도 필요할 것이다.

시인 안희환 목사는 시 전문잡지 시인마을 발행인이며, 기독교싱크탱크 대표, 서울 예수비전교회 담임으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