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민 발행인의 칼럼」
우리집에 천국을 선물한 에어컨
5년 전이다. 서울에서 고향 울산으로 이사를 왔는데, 이전에 살던 집주인이, 이사갈 줄 모르고 얼마전 여름에 최신 에어컨을 새로 샀는데, 그냥 싸게 줄테니 설치된 에어컨을 사라는 것이다.
당시 우리 에어컨은 멀쩡했지만 결혼할 때 산거라 13년도 넘었고... 집주인과 가격 흥정도 괜찮아 잠시 고민하는 척 하다가 설치비 절약한다는 긍정마음으로 에어컨을 인계를 받았다.
우리가 쓰던 에어컨은 기분 좋게, 어느 대안학교에 도네이션을 했다. 그리고 한 2년 잘 쓰다가 지금 집으로 다시 이사를 오게되고... 그 때 이사짐센터 비용 외에 에어컨 이동비, 설치비, 냉매주입비 등등 해서 한 50만원은 나간 것 같다.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당일 이사하느라 지치고, 전투력도 상실한 터라 에어컨설치 기사분에 달라는 대로 드렸다.
또 2년이 흐르고, 지난주 에어컨을 열심히 청소하고 딱 틀었더니... 좀 작동하다가 냉매가 없다는 메세지가 떴다. 하필 3주쯤 뒤에 새아파트로 이사가는데... (우리가 이사 자주 다니는 구나 거의 2년마다) 이사 갈 아파트는 에어컨이 천장 매립형이라 지금 에어컨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선풍기와 부채로 견뎠다. 이상하게 지난주는 특히나 더 더웠다.
그러다가 갑자기 이사 계획이 9월 초순으로 한 달 더 미뤄졌다. 당장 에어컨 A/S를 불러 5만원을 주고 냉매를 주입했다. 그제야 우리 에어컨에서 찬바람이 나온다. 와~ 천국이 따로 없다. 행복하다. 돈 5만원에 내가 잠시 미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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