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간 특별기여자 울산 정착에 사전 소통 부재
- 대화와 소통으로 최선의 방안 마련 시급해
지난해 8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철수를 시작한지 3개월 만에 탈레반에 의해 수도 카불이 점령되고, 카불 공항이 폐쇄 되었다. 그러자 우리 정부는 '미라클작전' 이란 작전명으로 대한민국의 아프가니스탄 활동을 지원한 아프간 현지인과 그들의 가족 389명을 특별기를 이용해 극적으로 탈출시켰다. 그로인해 해외 언론들의 찬사를 받으며 우리나라의 국격을 한 차원 높였던 특별한 사건이었다.
정부는 이들을 ‘난민’이 아닌 ‘특별기여자'로 지위를 높여 명명하고,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전남 여수 해양경찰교육원에 머물며 국내 정착에 필요한 기본적인 준비와 교육을 실시했다.
이들의 한국 사회 조기적응 지원을 위해 법무부는 관련 법과 제도를 변경했고, 언어교육과 한국 사회 이해 교육 등으로 구성된 ‘이민자 사회통합 교육 프로그램’을 적용해 한국어, 화재 예방, 쓰레기 분리수거 등 기본적인 생활 정착 교육이 이루어졌다. 교육부도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따라 출신·국적과 관계없이 평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한다고 밝혔다.
국민들의 관심이 줄어들 무렵, 법무부는 아프간 특별기여자중 일부인 157명(29가구)이 울산 동구에 이주한다고 1월 27일, 동구청에 행정통보했다. 또한 울산광역시교육청은 특별기여자 자녀 85명을 인근 초.중.고등학교에 배정했다. 그러자 해당학교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마찰음이 생겼다.
안수일 울산시의원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주민과 사전 협의를 하지 않은 행정기관의 불통이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의 울산 정착을 막고 있다" 며 "이번 갈등은 외국인 혐오와 차별에 대한 주민 정서가 아니라 사전에 주민 동의를 구하지 않은 정부와 울산시를 비롯한 관계 당국의 무성의와 밀실행정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고 지적했다.
해당학교 학부모회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하고 인근 아파트에 벽보를 붙이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학부모 비대위는 울산시와 교육청이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인 통보에 심한 유감을 표하며, '기존 교육청이 제시한 학급내 '한국어 강사'. '여건 개선교사', '생활 지도교사'의 운영은 오히려 역차별과 위화감을 조성할 것이 예상된다.' 며 '아프간 아이들을 위한 위탁학교를 지정해 다문화 대안학교에서 교육해 줄 것'을 제안했다.
울산교육청은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학부모들이 요구하고 있는 외국인 학교 입학과 타 교육기관 위탁 등을 검토했으나 불가능 하며, 주소지 학군에 따라 학교가 배정되기에 시교육청은 배치권한이 없다." 고 전했다. 또한 "학부모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리 국민들은 6.25 전쟁을 치르며, 미국과 수많은 우방국들이 생명을 잃어가며 우리들 도왔던 역사를 기억하고 있다. 한국에 온 아프간 사람들도 탈레반에 의해 카불 공항이 폐쇄되고,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공포속에서 생명의 안전을 위해 자유를 찾아서 가족을 데리고 우리나라에 몸을 맡겼다. 그런 이들이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하고 정착할 때 까지 '미라클 작전' 은 끝난 것이 아니다. 구출 작전을 시작한 정부는 끝까지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3월 2일 개학을 앞두고 시간에 쫓긴다고 해서 일방통행을 할 것이 아니라 돌아가더라도 대화하며 소통해서 우리 국민과 아프간 특별기여자 모두에게 최선의 방안을 찾아주길 기대해 본다.
관련기사 http://cms.ccmm.news/news/articleView.html?idxno=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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