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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詩] 푸르게 파랗게 아프게 / 시인 이창희

by 교회네트워크신문 2022. 8. 31.

푸르게 파랗게 아프게
이창희

꽃을 든 참새(사진작가 박준선)

꽃 자리에

초록비 내린다

 

상사병에 들뜬 나는

흐느적거리며 산길을 걸었다

젖니가 돋아나 듯 수풀은

푸르게 파랗게 아프게 

물밀어 오고

산기슭 밝히는 아카시아 꽃 

은방울 소리

가슴에 메아리 친다

 

풀꾹새가 내 놓은 길을

나는 너를 찾아서 

울먹이며 걸었다

눈물샘 시린 계곡을 지나

사월의 낙화를 적신 후

옛그림자의 뿌리에 스며들어

초록초록 사랑을 피워내는 당신,

 

몇일만 더 머물다 가라며

매달리며 애원하는 애증(愛憎)을

꿈결인듯 

아련한 이 봄에

 

너는 보는가

 

시인 이창희 목사

*시인 이창희 목사는 월간문학, 부산문화방송 신인상 수상 등단(1985년) 했다. 시집으로 <다시 별 그리기> < 고맙다> 외 2권이 있으며, 현재 '신기료의 집' 대표이며 우리들교회 원로목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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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재경 교회기자 seiren0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