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는 은퇴해야 철이 든다.’
아직도 강의와 집필을 하시는 김형석 노교수(老敎授)께서 이르기를, "100세 이상을 살아보니, 인생의 전성기는 65~75세 이더라.”
그 나이는 대부분의 직장인은 은퇴할 시기인데 왜 전성기라고 하였는가? 곱씹어 보니 일리가 있는 화두다. 은퇴를 해야 자신과 인생을 여유 있게 바라볼 수 있는 지혜가 생긴다. 또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가 있다. 현역에서는 의무감과 일상에 쫓겨서 제대로 돌아보지 못하고, 매여 있기가 일쑤이다. 자칫 우물 안 개구리 신세가 될 수 있다.
‘목사는 은퇴해야 철이 든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으나, 가시적인 교회와 교단과 교리의 강박관념에서 자유롭지 못하였다. 매주일 교인들의 출결 여부와 재정 상황, 그리고 목회적 리더십의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 은퇴한 후에 보니 대부분이 내 생각이고 열심이지, 진정한 하나님의 뜻과 진리와는 거리가 있었다. (박스 안에 갇혔더라.)
요즘 시키지도 않았으나 새롭게 설교를 준비한다. 스스로 말하기를, ‘송충이는 솔 잎을 먹고 산다.’ 그런 나를 지켜보던 아내는 "언제 설교할 거라고 준비하냐?" 힐문하지만, 나 자신의 진보를 확인하고 싶으며, 혹 원고와 설교 부탁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은퇴후 주제가 달라졌다. 특정한 이슈와 계층을 위해서가 아니라, 보다 원론적이고 기본에 충실하려고 한다.
- 당신은 예수를 아십니까?, 세상의 빛과 소금, 용서의 미학, 흩어진 자들의 복음, 좁은 문...
은퇴 후를 받혀 주는 지지대가 필요하다. 첫째는 건강이고, 둘째는 경제이며, 세번째가 가족이고, 다음으로 일과 취미생활이 있어야 한다. 두 가지가 은퇴 후에는 비슷하다. 이를 위하여 일 주일에 한 두 번은 아내와 함께 산책 겸 등산을 하고, 무미건조하지 않도록 집에서 화초와 수족관을 돌본다. 가끔은 인터넷 바둑으로 약간의 지적 모험심을 유지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존재감을 가질 수 있는 일이 필요하다. 나에게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보내며 기도하고 후원하는 인도선교사역(ymbb.org)이며, 다른 하나는 집필이다. 70여년 동안 잊혀진 선친의 이름과 나의 뿌리를 찾아서 자전적 소설로 쓰고 있다. 집 앞의 도서관을 찾는 것이 또다른 낙이다. 여러분들도 몇 가지를 시도해 보길 권한다. 늙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야 할 이유와 에너지가 생길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 박현식 목사는 대길교회 원로이며 YMBB (Youth Mission Band of Brothers)선교회 대표, 인도 코린신학교 재단 이사장이다. 저서로는 [선교학 개론], [성경 해석학] 외 설교집과 눈문(DMIN)'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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