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손 (안 희 환)
그가 내게 손을 내밀었을 때 내겐 바라볼 이가 없었지.
그가 내민 손마저 미심쩍어 뒷짐을 지고만 있었어.
거두지 않았던 그 손에 맺혀있는 마음을 느꼈기에 부끄러운 듯 손을 폈었지.
손이란 게 일만 하진 않아.
그저 잡고 있는 것만으로 아랫배에 한 맺힌 응어리를 녹일 수도 있더라고.
손을 잡고 일어남이 나약함의 표시라고 믿었던 어리석음은 내던져버렸어.
그의 손은 지금도 펴져 있어.
언제라도 필요할 땐 와서 잡으라 말하고 있지.
안겨도 좋고 매달려도 좋고 잡고 빙빙 돌아도 좋다지.
잡고 있지 않아도 언제나 잡을 수 있기에 이젠 외롭지 않을 수 있어.
** 시인 안희환 목사는 대한시문학협회 회장, 시전문잡지 시인마을 발행인, 기독교싱크탱크 대표, 기성 부흥사회 부회장과 서울 금천구기독교연합회 회장으로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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