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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커피’s토리] 커피 음용을 금지해 달라는 여성들의 청원서?

by 교회네트워크신문 2022. 10. 10.

- '런던 시장님, 우리 남편 커피 좀 못 마시게 해주세요.'

17세기 커피를 사랑하는 영국 신사들과 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아내들 (김상식)

커피 때문에 '아내가 남편이 커피를 마시지 못하도록 청원서를 냈다' 는 역사를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실제로 그런 역사적인 사건이 있었다.

십자군원정 이후 이슬람 문화권의 대표적인 음료인 커피가 유럽으로 급속도로 퍼지면서 몇 가지 문제들이 발생하게 되었는데, 특히 남자들이 커피를 사랑하게 되면서 아내와 가지는 시간이 줄어들고, 커피를 자주 마시는 남편의 정력이 나빠지며 잠자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여성들의 불만이 폭주하게 되었다.

1674년 영국 런던의 여성들이 남편들의 커피 음용을 금지시켜 달라고 시 당국에 제출한 청원서와 여성들의 청원에 대한 남성들의 반박이 담긴 호소문.

급기야 1674년 영국 런던에서 아내들이 '남편들의 커피 음용을 금지해 달라는 청원서' 를 시에 제출하게 된다. 청원서에는 커피가 ‘사막처럼 메마르게 하고 쇠약하게 하는 음료’ 라 칭하면서 정부당국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남편들이 커피를 마시기 전에는 혈기 왕성하여서 자녀들도 잘 낳고 했지만, 커피를 자주 마시게 된 이후부터 잠자리에서 제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는 노골적인 불만까지 들어 있었다.  

심지어 여성들은 '기독교 세계에서 가장 칭송 받던 영국 남자들이 커피 때문에 침대에서 참새처럼 나약해졌고, 남편들이 단지 턱수염만으로 남자임을 증명하려 해서는 안된다.' 는 조롱섞인 표현까지 적랄하게 기록했다. 그래서 60세 이하의 남성들에게는 커피 대신 맥주 판매만 허용해 달라는 문구를 넣기도 했다.

그 당시 여성들의 입김이 쎘는지 영국 국왕은 이 청원서에 기반해서 커피하우스 폐쇄령과 커피 음용을 금지했다. 물론 그 이면에는 지식인들이 커피하우스에 모여서 정보를 공유하고 시민들을 계몽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여성들의 탄원서를 빌미로 커피 음용 금지령을 내려서 커피하우스에 모이지 못하게 하려는 다분히 정치적인 요소가 들어 있기는 했다.

이러한 금지령은 이미 커피맛에 취한 시민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킨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여성들이 낸 청원서에 반대하여 ‘여성 청원서에 대한 남성들의 답변’ 이라는 성명을 내며 커피 음용금지의 부당성을 호소했다.

남성들은 '커피는 무해하고 치유 효과가 있는 음료' 라며 커피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고, '맥주는 남자를 염소처럼 음란하게 만들지만, 커피는 정신을 집중시키고 안정시킨다. 그렇게 함으로써 발기를 더욱 왕성하게 하며 사정도 풍성해진다' 라는 반론을 펼쳤다.

결국 여성들의 청원은 이러한 남성들의 호소문에 눌려서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났다. 도리어 여성들의 청원서와 남성들의 이 청원서에 대한 반대 호소문으로 커피에 대한 면죄부만 주게 되었다.

* 2015년에 PLOS ONE 저널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하루에 85~170mg의 카페인이 들어간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발기부전에 걸릴 확률이 카페인을 아예 섭취하지 않는 사람보다 42% 낮았고, 171~303mg의 카페인을 섭취한 사람은 39%가 낮았다고 한다.

필링북카페교회 백두용 목사

** 필자 백두용 목사는 월드베스트커피협회 협회장이며 커피감정평가사, 필링북카페 대표, 느낌이있는교회(예장통합) 담임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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