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꽃밭이나 길 가도 아닌
담벼락 한쪽에 기대어
하얀 꽃을 잘도 피웠구나.
아무도 보아 주지 않아도
누구도 칭찬하지 않아도
너는 홀로 묵묵히 그 꽃을 피웠구나.
물 주는 이 없고
가꾸는 이 없건만
거센 바람과 추위,
어두움을 견디고 거기 서 있구나.
얼마나 힘들었을까?
어찌나 외로웠을까?
알아주는 이 없는 그 많은 날 들을.
그래도 너는 매일 수도하듯
그날에 해야 할 일을 해왔던 게다.
오늘 그 꽃을 피우기까지.
꽃이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받쳐 주는
꽃대가 있기 때문이리라.
꽃대가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것은
꽃대를 이고 있는 뿌리 덕이리라
꽃의 영광은 꽃대와 뿌리에 있음을 보며 오늘도 길을 간다.
*** 시인 조성원 목사님은 서울은진교회를 담임하고 계십니다.